봄에 만들었던 옷이건만...
올 봄에 신나게 재봉틀을 돌려서 완성한 아이의 옷들입니다.
뒤늦게 올리려고 하니 이렇게 모아서 성의없이 올리게 되는군요. 앞으로는 옷 만드는 것 이외에도 포스팅 또한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겠습니다.
제작한 옷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만들어서 입히는 엄마의 정성과 마음을 나중에 아이아 큰 다음에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저 나름대로의 역사의 기록이자 노력의 흔적들을 남기고자 함입니다.
말은 그럴듯 하게 포장했지만 한마디로 '끈기 없는 내가 얼마나 만들 수 있나 보자.' 라는 이중 자아의 발현이라고나 할까요...
여튼 그러한 의미를 두고 시작했던 포스팅이었지만 몇 달간 좀 뜸했네요.
올 봄에 만든 옷들은 대체적으로 품이 좀 큽니다. 내년까지 바라보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짠순이 엄마 모드가 발동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태어날 때와는 다르게 성장 속도가 빠른 울 아들은 이번 가을까지만 입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쑥쑥 잘 커서 좋지만, 한편으로 한철만 옷을 입힐 수 밖에 없다는 슬픔이 밀려오네요...
봄 시즌 상품이지만 돌아오는 가을에도 입힐 계획이므로 가을 컬렉션이라고 해두죠. ^^;;
베이비 블루 줄무늬 원단과 화이트 원단의 배색으로 깔끔함을 추구하였습니다.
모자 원단은 골지 원단이라 전체적인 줄무늬와 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한참 걸으려고 하는 시기인지라 활동하기 편한 레깅스를 만들어 봄철 내내 입혔습니다.
아무래도 레깅스라하면 여성 전용인 듯 하여 어른들은 저 위에 계속 뭘 껴 입히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늘어나기 쉬운 사방 스판 원단이라 아이가 아무리 뛰어도 불편함이 없고 면니트 원단이라 감촉도 보들보들~
그래서 전 청바지나 면바지보다도 레깅스만 주로 입혔답니다.
이번 가을에도 레깅스를 넉넉하게 두세벌 더 만들어 두려고요.
패셔너블하게 감각적 칼라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게으름병이 언제 도질지 모르기에 욕심은 차분히 접어 넣어두어야겠지요.
한참 배색에 열 올릴 때 만든 티셔츠입니다.
보이십니까? 허리 라인에 들어가있는 저 디테일한 디자인이!!!!!
... 사실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만든 디자인은 저 모양이 아니었다지요.
신나게 재봉틀을 밟아 만들어 입혔더니 울 아들의 배가... 넉넉하게 먹으면 타이트하게 붙어서 영 불편해 보이더군요.
아무래도 슬림핏으로 만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완성된 바늘땀을 뜯어서 허리 라인에 삼각형 흰색 원단을 덧대어 붙였습니다.
덕분에 허리로 내려갈수록 넓게 퍼지는 모양이 되어 원했던 슬림핏은 사라졌지만요.
옷은 입기 편한게 제일이지요.
그리고 어디든 입을 수 있는 기본 흰색 티도 함께 만들었었답니다.
조금이라도 특이한 점을 추구하고자 엉덩이 부분을 길게 내렸지만....
조금 더 내렸어야 특이할 뻔 했네요. 아직은 변형 디자인이 미숙하기만 합니다.
언제쯤 재봉틀의 신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