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야의 일상/일상의 치유

하늘에서 떨어진 맥주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9. 02:01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 던져 지나가는 행인 중태에 빠뜨린 초등학생 검거'

그 기사를 읽는데 소름이 끼치더군요.
이틀전, 유모차를 끌고 아파트 단지 안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뒤쪽에 위치한 놀이터로 향하고 있었는데, 유모차의 5m정도 앞에 무언가가 "퍽!"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놀라서 보니 맥주캔이었습니다.
그것도 내용물이 들어있었기에 깨진 틈으로 맥주가 새어나오고 있더군요.

아... 몇발짝만 더 빨리 움직였다면 혹여나 유모차에...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10층 복도에 흘깃 아래를 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자세히 얼굴을 볼 새도 없이 바로 도망치더군요.

바로 관리사무실에 가서 이러한 일이 있었다라고 설명을 드리며 무슨 조치가 있어야하지 않냐고 문의를 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범인인 애들을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잡아야 추궁이 가능하고 가령 현장에서 잡았다고 해도 부모를 부르면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너네들이 뭔데 울 애를 잡아 두고 있느냐?'며 욕만 얻어먹는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는 더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저 아파트 게시판에 '추락물 주의 경고 게시물'이라도 붙여달라 부탁드리고 관리사무실을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제 스스로가 조심하는 수 밖에 없겠더군요.
아파트 놀이터에서 순진한 얼굴로 뛰어 노는 저 애들 중에서 그런 끔찍한 장난을 치며 재미있다고 낄낄거리며 웃는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입맛이 쓰더군요.

관리실을 돌아나올 때 주임 경비원 분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새댁만은 요 귀여운 녀석을 남에게 함부로 해코지하는 아이로 키우지 말어."

에효...
사람답게 사람을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