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야의 일상/육아를 즐기자!

유모차는 '사용금지'입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8. 09:35
몇 년 전의 일입니다.

화창한 날 오후 바람도 쐴겸 집 근처의 쇼핑몰에 들렀었습니다.
낮 시간이었기에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쇼핑을 하고 있는 엄마들이 더러 있었죠.
원체 아이를 좋아하는지라 유모차에 탄 아이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안녕~"하고 간단한 인사를 해주고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하행 에스컬레이터 앞의 매장에서 구경하고 있을 때 윗층에서 한 엄마가 내려오는 장면이 유독 눈에 띄더군요.
그 이유는 바로 돌 즈음의 아가를 태운 유모차를 에스컬레이터에 함께 타고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유모차는 에스컬레이터의 계단 두서너개 위에 위태롭게 걸쳐져있었고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이 엄마는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는지 유모차의 앞에 서서 몸으로 막고 선 채로 내려오고 있었죠.
비스듬하게 걸쳐있던 유모차가 불편한지 엄마는 에스컬레이터 중간 쯤 몸을 돌려 뒤돌아 서서 유모차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사고는 그 순간에 일어났습니다.
엄마가 몸을 돌리는 바람에 위태롭게 걸쳐있던 유모차가 무게 중심을
잃고서 앞으로 기울어져 버렸고 이 바람에 아이 엄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굴렀습니다.
그 아이 엄마 앞의 에스컬레이터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엄마는 에스컬레이터 끝 부분까지 굴렀고, 유모차는 큰 부피덕분에 에스컬레이터 공간 사이에 껴서 엎어 쓰러져 구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쇼핑몰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에스컬레이터 옆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운행을 중지시켰습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불과 몇 초안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목격하고있던 제가 더 심장이 벌렁거리더군요.

아이 엄마는 머리를 다친 것인지 머리를 붙잡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 상황에 놀랐는지 "우애애앵|"하며 울고 있고요.
멈춘 에스컬레이터 뒤에 계시던 분이 유모차를 들고서 아이 엄마에게로 아이를 데려다 주는 것까지만 보고서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때, '에스컬레이터에는 절대로 유모차를 태우면 안되는구나.'를 눈으로 보고 깨달았죠.
제가 아이를 낳고서도 꼭 지키는 철칙입니다.
헌데 저런 사건을 보기 이전에도 충분히 에스컬레이에 유모차를 태우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옆의 경고문구, 제대로 보신 적 있으십니까?


유모차와 쇼핑카트는 에스컬레이터 '사용금지'입니다.
대부분의 에스컬레이터에 쇼핑카트 경고 문구는 모르겠지만 유모차 사용 금지 경고 문구는 써져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헌데 이러한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한달 전 쯤에 백화점에서 젊은 부부가 백일 쯤 된 아가를 유모차 채로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위험하고 아슬해 보였지만 정작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이더군요.
근처에 안전 요원이라도 계셔서 말씀해 주셨으면 했지만(제가 나서면 괜한 오지랖이라고 외면 당할 듯하여...) 근처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옆에 쓰여진 경고 문구를 자세히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저 또한 그런 사고를 목격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열변을 토하며 글을 쓰고 있지는 않겠지요.

사고야 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방지할 수 있는 것이면 조심해야겠습니다.
아가의 편안함과 엄마의 편리함을 위한 유모차, 사랑스러운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하겠습니다.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